안녕하세요. 와이에스엠경영컨설팅 윤수만 소장입니다.
뷰티 업계에 '버추얼 휴먼(Virtual Human, 가상 인간)' 인 로지(Rozy), 루시, 수아 같은 가상 인플루언서들이 유명 화장품 브랜드의 전속 모델 자리를 차지해 왔습니다.
이런 화려한 뷰티 테크의 이면에 기업은 트렌드에 민감하게 작용하고, 규제는 항상 시장이 혼란스러워진 뒤에 발효되고는 합니다.
1. 화장품 회사는 왜 '가짜 인간'을 사랑할까?
기업 입장에서 버추얼 휴먼은 그야말로 '꿈의 모델'입니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리스크가 '0'에 수렴합니다: 연예인 모델이 학교 폭력, 음주 운전, 사생활 논란 등에 휘말리면 브랜드 이미지는 한순간에 추락합니다. 위약금 소송으로 이어지기도 하죠. 하지만 AI 모델은 그럴 걱정이 전혀 없습니다.영원히 늙지 않습니다: 안티에이징 크림을 광고해야 하는데 모델이 나이가 들어 주름이 생기면 곤란하겠죠? 버추얼 휴먼은 10년이 지나도 브랜드가 원하는 가장 완벽한 피부 상태를 유지합니다.
시공간의 제약이 없습니다: 해외 로케이션 촬영? 필요 없습니다. 컴퓨터 그래픽만 있다면 그들을 파리 에펠탑 앞이든, 화성 표면이든 어디든 보낼 수 있습니다.
2. 소비자가 느끼는 '기묘한 괴리감'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지점이 있습니다. 바로 "제품 경험의 부재"입니다.
화장품 광고의 핵심은 '공감'입니다. "이 제품을 썼더니 건조함이 사라졌어요", "트러블이 진정됐어요"라는 후기가 구매를 이끕니다. 물론 간접광고의 형태로도 활용됩니다.
그런데 애초에 피부가 존재하지 않는 그래픽 데이터가 "이 세럼, 흡수력이 정말 좋아요"라고 말한다면, 그것을 진실된 후기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땀구멍 하나 없는 매끄러운 CG 피부를 보여주며 모공 수축 화장품을 파는 것은, 어쩌면 소비자에게 닿을 수 없는 비현실적인 미의 기준을 강요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3. 법은 아직 기술을 쫓아가는 중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마케팅이 '소비자 기만'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경계선에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 기술은 실제 사람과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정교해졌습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는 '이 콘텐츠는 AI로 생성되었습니다'라는 표기를 강제하는 AI 기본법이나 강력한 규제가 미비한 상태입니다.
유럽연합(EU)이 'AI 법(AI Act)'을 통해 AI 생성물에 대한 투명성 의무를 강화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죠. 소비자가 "저 모델 피부처럼 되고 싶다"라고 생각하고 제품을 샀는데, 그 모델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허상이었다면 이를 마케팅이라고 해야 할까요? 과장광고라고 해야 할까요?
4. 소비자의 선택
버추얼 휴먼은 분명 흥미롭고 혁신적인 기술입니다. 보는 즐거움을 주는 것도 사실이죠. 하지만 기술이 발전할지언정 구매자의 제품 선택에 대한 기준은 늘 내 피부에 맞고 좋은 성분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라는데 집중되어야 하겠지요.
AI의 발달에 따라 광고나 마케팅, 성분분석에서 제조프로세스에 이르기까지 모든 곳에 변화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아직은 법의 규제가 닿지 않고 있어 뷰티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예측하기 쉽지 않습니다. 다만 이런 혼돈의 시간이 누구에게는 기회가 되고 누구에게는 위기가 될 수 있겠지요. 저역시 AI기본법이 화장품산업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늘 궁금합니다. AI라는 것이 데이터 수집과 분석 그리고 판단이라는 프로세스를 거친다는 점에서 피부테크 '개인화'에 규제의 초점이 맞춰지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거기에는 개인정보 수집 및 활용이라는 민감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와이에스엠경영컨설팅 윤수만 소장

